산재보험급여를 받았더라도 회사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등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보험급여로 보전되지 않은 손해와 위자료를 회사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휴업급여는 원칙적으로 평균임금의 70%이지만, 그 때문에 회사가 나머지 30%를 자동으로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2조·제80조). 보험급여는 같은 성질의 손해에서 공제하고 위자료에서는 공제하지 않으며, 근로자의 과실이 경합하면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보험급여를 먼저 공제한 뒤 과실상계를 합니다. 이 방식은 제3자의 개입 없이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재해에도 적용됩니다(대법원 2023다297141 판결). 회사가 재해 발생 위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과실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가 증명해야 하며, 추가 배상액은 손해와 보험급여, 과실비율에 따라 달라집니다. 산재보험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3년이고 장해급여·유족급여·장례비 등은 5년이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에는 원칙적으로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의 시효가 적용됩니다. 당시 예견할 수 없었던 후유증으로 새로 발생하거나 확대된 손해는 그 사유가 판명된 때부터 3년의 시효가 진행됩니다. 산재 승인·급여 자료와 진단서, 현장 사진·작업일지·안전교육 및 보호구 지급 기록을 모아 두십시오.
공단에서 다 받았는데 무엇이 더 남습니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정한 급여는 여덟 가지입니다.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간병급여, 유족급여, 상병보상연금, 장례비, 직업재활급여입니다(제36조 제1항). 목록을 보실 때 무엇이 있는지보다 무엇이 없는지를 봐 주십시오.

위자료가 없습니다. 다치거나 가족을 잃은 정신적 고통은 산재보험이 다루지 않습니다. 그리고 휴업급여는 쉬는 동안 임금의 전부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입니다(제52조, 저소득 근로자는 제54조로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그대로 손실로 남고, 장해가 남아 앞으로 벌지 못하게 된 소득도 전부 메워지지 않습니다.

법은 이 관계를 한 구절로 적어 두었습니다. 보험급여를 받으면 회사는 그 금액의 한도 안에서 손해배상 책임을 면한다는 것입니다(제80조 제2항). 회사의 책임이 통째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단이 준 만큼만 없어집니다. 그래서 총 손해액에서 이미 받은 급여를 뺀 나머지를 회사에 청구하는 것이고, 이것을 산재 손해배상이라고 부릅니다.
제가 보는 지점은 여기서 하나입니다. 두 개를 다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덮지 못한 부분을 다른 하나로 채우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산재보험은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빠르게 최소한을 주는 제도이고, 민사 손해배상은 남은 손해를 정산하는 절차입니다.
아무 사고에서나 됩니까
아닙니다. 산재보험은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지 않고 지급하지만, 민사 손해배상은 회사에 잘못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에게 기계·설비의 위험,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산업재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제38조).

대법원은 이것을 근로계약에 따라오는 보호의무라고 부릅니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일하는 과정에서 생명과 신체를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할 의무를 지고, 그 의무를 어겨 손해가 생기면 배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같은 판결이 한 가지를 함께 말합니다. 회사가 재해가 생길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과실을 청구하는 근로자가 증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회사의 과실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의 승부처는 다친 정도가 아니라 무엇이 없었는지를 자료로 보여 주는 데 있습니다.

안전난간과 덮개가 있었는지, 보호구를 주고 실제로 쓰게 했는지, 위험을 알리고 교육을 했는지, 위험한 작업을 혼자 하게 두지는 않았는지, 기계를 점검했는지. 제가 상담에서 사고 경위를 길게 여쭙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현장 사진, 동료의 말, 작업일지에서 이 다섯 가지 가운데 무엇이 빠져 있었는지가 나옵니다.
제 부주의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됩니까
이 대목을 모르고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산재보험에서는 근로자 과실이 있어도 급여가 깎이지 않았지만, 민사 손해배상에서는 다친 사람의 부주의도 함께 계산합니다(민법 제396조, 제763조). 보호구를 받고도 쓰지 않았거나 정해진 순서를 지키지 않았다면 그 비율만큼 배상액이 줄어듭니다.
그러나 과실이 있다고 청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안전관리에 잘못이 있으면 그 비율만큼 책임이 남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포기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비율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됩니다.
여기에 2022년에 바뀐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미 받은 산재급여를 손해액에서 빼는 순서입니다. 종전에는 손해액 전체에서 먼저 과실 비율을 적용한 다음 급여 전액을 뺐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순서를 뒤집었습니다. 급여를 먼저 빼고, 남은 금액에 과실 비율을 적용합니다. 그리고 2025년 대법원 판결은 제3자 없이 회사의 잘못만으로 난 산재에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다고 밝혔습니다(2023다297141).

말로는 어렵지만 숫자로 보면 분명합니다. 잃은 소득이 1억 원이고 근로자 과실이 30%, 받은 휴업급여가 4천만 원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종전 방식이면 1억의 70%인 7천만 원에서 4천만 원을 빼 3천만 원이 남습니다. 지금 방식이면 1억에서 4천만 원을 먼저 빼고 그 70%를 계산해 4,200만 원이 남습니다.
차이가 나는 1,200만 원은 급여 가운데 근로자 과실에 해당하는 몫입니다. 대법원은 그 몫을 공단이 최종적으로 부담한다고 보았습니다. 제가 보는 지점은 이것입니다.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계산을 해 보기도 전에 포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계산 자체가 예전보다 근로자 쪽에 유리해졌습니다. 다만 공제는 같은 성질의 손해끼리만 합니다. 휴업급여는 잃은 소득에서 빼고, 요양급여는 치료비에서 빼며, 위자료에서는 빼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해야 합니까
시간이 둘입니다. 산재보험 급여를 청구할 권리는 3년, 장해급여·유족급여·장례비는 5년이면 시효로 사라집니다(산재보험법 제112조 제1항).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사고가 있은 날부터 10년입니다(민법 제766조).

산재 사건에서는 안 날이 언제인지가 자주 다투어집니다. 치료가 길고, 장해가 확정되는 시점이 사고보다 한참 뒤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다쳤을 때 손해를 안 것이 원칙이지만, 사고 당시에는 예견할 수 없었던 후유증이 뒤에 판명되면 그 부분은 판명된 때부터 시효가 간다고 봅니다.

제가 보는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 법리가 예상 밖의 손해에만 적용되므로 처음부터 예상된 장해까지 판명 시점으로 미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같은 사고를 근로계약상 보호의무 위반, 즉 채무불이행으로 구성하면 3년의 단기시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대법원이 판단한 적이 있다는 점입니다(2011다60247). 어느 쪽으로 구성할지는 사안마다 다르지만, 날짜가 애매하다고 미루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회사 쪽입니다. 무엇을 봐야 합니까
저희는 근로자 쪽과 사업주 쪽을 모두 대리해 왔습니다. 반대편에서 보면 그림이 이렇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 만드는 자료는 힘이 없고, 평소에 남겨 둔 것만 증거가 됩니다. 안전교육 기록에 일시와 내용과 참석 서명이 있는지, 보호구 지급대장과 착용 점검 기록이 있는지, 설비 점검 이력과 위험성평가 자료가 있는지입니다.
그리고 청구액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이미 지급된 급여가 무엇이고 얼마인지를 대조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공단이 준 만큼은 회사의 책임에서 빠지고, 근로자 과실이 있으면 그 비율도 반영됩니다. 다만 위에서 본 대로 공제 순서가 바뀌었으니 옛 계산으로 방어 금액을 잡으면 어긋납니다.
저희는 이렇게 봅니다
산재보험은 빠르게 최소한을 메우는 제도이고, 민사 손해배상은 남은 손해를 정산하는 절차입니다. 두 개를 다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덮지 못한 부분을 다른 하나로 채우는 것입니다. 그 나머지가 얼마인지는 사고 경위와 장해의 정도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제가 상담에서 보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사고가 어떻게 났고 무엇이 없었는지, 근로자 쪽 부주의가 어느 정도였는지, 공단에서 무엇을 얼마나 받았는지, 장해가 남았는지와 언제 확정됐는지, 그리고 사고일과 안 날이 언제인지입니다. 가져오실 것은 산재 승인 서류와 급여 내역, 진단서와 장해진단서, 사고 경위 자료, 근로계약서와 급여명세서입니다. 평균임금이 모든 계산의 바탕이 되므로 급여 자료가 특히 중요합니다.

이 글은 조문과 판례가 정한 구조를 정리한 것으로 일반적인 법률 정보입니다. 사고 경위와 회사의 안전조치 여부, 근로자 과실의 정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산재 급여 내역과 사고 당시 자료를 가지고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가족을 직원으로 두었을 때의 퇴직금 문제와 이름만 빌려준 사업자 명의대여의 책임은 이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 다루었습니다. 회사 돈을 쓴 것이 횡령이 되는 경계는 이어서 다룹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같은 쟁점이라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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