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는 치료 경과를 확인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을 어디까지 정산하는지와 형사상 처벌불원까지 포함하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희망 의사를 철회하려면 제1심 판결선고 전에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유효하게 표시해야 하며, 유효한 철회는 번복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사망사고나 도주·음주측정 거부·음주측정방해·법정 12가지 위반·중상해 등의 경우에는 종합보험 가입만으로 기소를 막을 수 없습니다(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4조).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피고인은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에서 형사공탁 특례를 이용할 수 있지만, 공탁만으로 합의나 처벌불원이 성립하거나 감형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공탁법 제5조의2).
배상은 받게 되어 있습니까
자동차 운행으로 사람이 다치거나 숨진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사람(운행자)이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

면책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매우 좁습니다. 승객이 아닌 사람이 다친 경우에 운행자와 운전자가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피해자나 제3자에게 과실이 있으며, 자동차에 결함이 없었다는 것을 전부 증명해야 합니다. 증명의 부담이 가해자 쪽에 있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과실을 하나하나 밝혀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보험사가 처리하는 것은 손해배상, 즉 민사입니다. 가해자가 「합의서를 써 달라」고 하는 것은 대개 형사처벌을 가볍게 하려는 것이고, 그 돈은 보험금과 별개입니다. 다만 합의서에 민사 손해배상까지 정리하는 문구가 들어가기도 하니, 이름이 아니라 내용으로 구분해야 합니다. 이 둘을 섞어서 한 장에 서명하면 뒤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보험 처리했으니 형사는 끝난 것 아닙니까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하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반의사불벌),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아예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4조). 그런데 예외가 있습니다. 도주·음주측정 거부·음주측정방해행위(2025년 6월 4일부터)·12가지 위반에 걸리는 경우, 그리고 다친 정도가 무거운 경우입니다. 피해자가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가 되거나 불치·난치의 질병이 생기면 종합보험에 들어 있어도 기소될 수 있습니다(제4조 제1항 제2호). 보험계약이 무효·해지되거나 면책 규정 등으로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어진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같은 항 제3호). 「보험 처리했으니 끝났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가해자 쪽 이야기는 이 블로그의 「교통사고, 보험으로 끝나는 경우와 아닌 경우」에서 다뤘습니다.
가장 조심해야 할 것 — 처벌불원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합의서에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으면 그것이 처벌불원 의사표시입니다.

반의사불벌 사건이라면 처벌불원은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할 수 있고, 한 번 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제3항). 법원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판단해 왔습니다. 12가지 위반처럼 반의사불벌이 아닌 사건에서는 처벌불원이 공소를 막지는 못하고, 형을 정할 때 고려될 수 있는 사정이 됩니다.

합의서를 내고 나서 진정서로 「다시 처벌해 달라」고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 처벌불원부터 해 주면, 뒤에 후유증이 나타나도 형사 쪽 지렛대가 없습니다. 합의금 액수만 보고 서명하지 마시고 무엇에 대한 합의인지를 나눠 적으십시오.
합의를 안 해 주면 어떻게 됩니까
피해자가 합의에 응하지 않으면 가해자가 공탁을 하기도 합니다. 2020년 12월 공탁법 개정으로 신설되어 2022년 12월 9일부터 시행된 형사공탁의 특례로, 재판 중인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도 그 피해자를 위해 공탁할 수 있습니다(공탁법 제5조의2 제1항).

피해자에게 하는 공탁통지는 인터넷 공고로 갈음할 수 있고, 공탁금을 찾으려면 법원이나 공소청이 발급한 동일인 확인 증명서가 필요합니다(공탁법 제5조의2 제3항·제4항). 공탁이 됐다고 해서 합의가 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고, 형사공탁도 변제공탁이라 받으면 민사 손해배상과의 관계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받으실지, 받지 않고 의견서를 낼지는 사건의 단계와 다친 정도를 함께 보고 정하는 문제입니다.
저희는 이렇게 봅니다

보험사와 이야기하는 것과 형사절차에서 의견을 내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사고 직후에 서명한 종이 한 장이 뒤에 되돌릴 수 없는 결과가 되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제가 상담에서 보는 순서는 치료 경과 → 사고의 유형(특례 예외 여부) → 다친 정도 → 합의서 문구 → 공탁 여부입니다.

이 글은 조문과 판례가 정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일반적인 법률 정보입니다. 합의의 시기와 내용은 치료 경과와 사고 유형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진단서와 합의서 초안을 가지고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같은 쟁점이라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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