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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돈을 썼다가 채워 넣었습니다 — 횡령, 어디서 갈립니까

짧은 답

회사 돈을 돌려놓았더라도 이미 성립한 횡령죄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업무상 보관하던 회사 돈을 권한 없이 자기 돈처럼 처분했다면, 나중에 갚을 생각이었거나 실제로 갚았어도 업무상횡령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표이사·주주의 승낙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으며, 돈을 보관하게 된 경위와 적법한 사용 권한, 자금의 용도 제한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에 도움이 된 지출도 엄격히 정해진 용도를 어겼다면 횡령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환은 유리한 양형자료가 될 수 있으므로 결재자료·대여약정·계좌내역과 반환자료를 함께 정리하십시오.

채워 넣었는데도 횡령입니까

가장 먼저 답을 드려야 하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채워 넣은 사실이 죄의 성립을 지우지는 않습니다.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할 때 성립합니다.

형법 제355조

여기서 「횡령」이 언제 있었다고 보는지가 핵심입니다. 대법원은 횡령행위를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일체의 행위라고 하면서, 남의 재물을 점유하던 사람이 그 점유를 자기를 위한 점유로 바꾸려는 의사를 가지고 그 의사가 밖으로 드러나는 객관적 행위를 했을 때 이미 그 재물 전체에 대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봅니다.

대법원 2023도5329

즉 기준 시점은 돈이 나간 때입니다. 회사 계좌에서 개인 용도로 옮긴 그 순간에 이미 성립할 수 있고, 며칠 뒤에 되돌려 놓은 것은 그 뒤의 사정입니다.

나중에 갚을 생각이었다는 점은 어떻습니까. 이 점도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답해 두었습니다. 사후에 반환하거나 변상·보전할 의사가 있었더라도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채워 넣은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피해가 회복되었는지는 양형에서 비중 있게 고려되는 사정입니다. 다만 그것은 「얼마나 무겁게 볼 것인가」의 문제이지 「죄가 되는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담에서 이 둘을 섞어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아 먼저 갈라 드립니다.

사장님이 써도 된다고 했습니다

대표이사가 승낙했다, 주주가 나와 가족뿐이다, 사실상 내 회사다 — 표현은 달라도 같은 취지입니다. 여기에 대한 답도 판례가 정면으로 해 두었습니다.

대법원 2005도3045

핵심은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라는 문장입니다. 회사 돈은 주주의 돈이 아니고 대표이사의 돈도 아닙니다. 그래서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와 관계없이, 회사 재산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하면 횡령의 죄책을 면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지분을 전부 가지고 계신 분들이 특히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시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회사에는 주주 말고도 이해관계인이 있습니다. 거래처와 금융기관, 함께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회사 재산을 법인의 것으로 따로 보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러면 승낙이 아무 의미가 없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실무에서 실제로 다투게 되는 지점은 그 지출이 사적 용도였는가, 회사 업무를 위한 것이었는가입니다. 누가 허락했느냐보다 지출의 성격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기록이 훨씬 무겁게 작용합니다. 「사장이 허락했다」로 방어하시려다 정작 무엇에 썼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면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횡령입니까, 배임입니까

두 죄는 형법 제355조 한 조문에 나란히 있고 형도 같습니다. 그런데 성립 요건이 다릅니다.

가르는 기준은 대상이 재물이냐 재산상 이익이냐입니다. 맡아 둔 물건이나 돈을 쓰면 횡령이고(제1항), 맡은 사무를 어긋나게 처리해 이익을 얻고 회사에 손해를 입히면 배임입니다(제2항). 회사 계좌에서 돈을 빼 쓴 사안은 대개 횡령으로, 회사에 불리한 계약을 맺거나 담보를 잘못 제공해 손해를 입힌 사안은 배임으로 갑니다.

그리고 조문에는 반환을 거부한 때도 횡령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쓰지 않고 가지고만 있어도 돌려 달라는 요구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하면 그 자체로 횡령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직책이 붙으면 형이 달라집니다.

형법 제356조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같은 죄를 범하면 징역 상한이 5년에서 10년으로, 벌금 상한이 1천500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올라갑니다. 회사 자금을 다루는 자리에 계셨다면 대부분 이쪽으로 갑니다. 경리·자금·회계 담당이거나 대표·임원이라면 처음부터 업무상횡령으로 입건된다고 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미수도 처벌됩니다(제359조). 실제로 이익을 얻지 못했더라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금액이 커지면 무엇이 달라집니까

여기서부터는 사건의 성격 자체가 바뀝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형법이 아니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됩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형법이라면 벌금형도 선택할 수 있지만 5억원을 넘으면 징역 3년 이상에서 시작합니다.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입니다. 여기에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함께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그래서 이 유형에서 가장 크게 다투는 것이 이득액 산정입니다. 그런데 이득액은 그냥 다 더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 2013도12155

대법원은 특경법 제3조 제1항의 이득액이 단순일죄의 이득액이나 포괄일죄가 성립하는 경우의 합산액을 뜻하고, 경합범으로 처벌될 여러 죄의 이득액을 합한 금액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차례의 횡령을 묶어 특경법위반으로 기소하려면 원칙적으로 피해자와 피해자별 피해액이 공소사실에 특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실무에서 이 법리가 작동하는 모습은 이렇습니다. 몇 해에 걸쳐 여러 번 돈이 나갔고 피해 회사도 하나가 아닌 사안에서, 그 전부를 한 덩어리로 더해 5억원을 넘겼는지가 다툼이 됩니다. 각 행위가 하나의 범의에서 이어진 포괄일죄인지 별개의 죄들이 경합하는 것인지에 따라 적용 법률 자체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이득액에 넣을 것인지도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회사 업무에 쓰인 부분, 돌려놓은 부분, 애초에 회사가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부분이 섞여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계산을 처음부터 짚지 않고 수사기관이 적어 온 숫자를 그대로 두면 나중에 되돌리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가족 사이인데도 문제가 됩니까

이 부분은 최근에 크게 바뀌었습니다. 예전 답과 지금 답이 다릅니다.

형법 제361조는 제328조를 횡령·배임에 준용합니다. 제328조는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를 어떻게 다룰지 정한 조문인데, 종전에는 제1항이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사이의 범행에 대해 그 형을 면제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6월 27일 이 조항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했습니다. 친족 관계만 있으면 법관이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채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도록 한 것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였습니다(2020헌마468). 결정은 2025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고칠 때까지 적용을 중지하도록 했습니다.

그 시한에 맞추어 조문이 개정되었고, 지금 조문은 이렇습니다.

형법 제328조 — 제361조에 따라 횡령·배임에 준용된다

바뀐 내용은 셋입니다.

첫째, 형 면제가 사라졌습니다. 친족 사이의 횡령·배임도 처벌 대상이고, 다만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가 되었습니다. 종전 제2항은 삭제되고 제1항 하나로 정리되었습니다.

둘째, 부모를 고소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은 자기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 경우에는 그럼에도 고소할 수 있다고 조문이 명시했습니다.

셋째, 친족이 아닌 공범에게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가족과 함께 관여한 제3자는 고소와 무관하게 처벌됩니다.

그러니 가족끼리 있었던 일이니 넘어가겠지 하고 보실 일이 아닙니다. 고소가 들어오면 절차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쪽에서 보면, 예전에는 형 면제로 끝나던 사안에 이제 길이 열린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개정된 규정을 개정 전의 행위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는 부칙을 확인해 따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행위 시점이 개정일에 걸쳐 있는 사안이라면 그 점을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저희가 먼저 보는 것 — 돈의 성격과 내 자리

여기까지가 법이 정해 둔 틀입니다. 실제 사건에서 방어의 출발점은 조금 다른 곳에 있습니다.

횡령죄는 「보관하는 자」의 죄입니다. 그러니 보관하는 자리였는지, 그 돈이 타인의 소유였는지가 먼저 정해져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지점을 꽤 엄격하게 봅니다.

대법원 2021도8948

세 가지를 읽어 두실 만합니다.

먼저 위탁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것도 아무 위탁관계가 아니라 형사법으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신임관계여야 합니다. 형식적으로 돈이 내 계좌를 거쳐 갔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보관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으로 목적과 용도를 정해 맡긴 돈은 그 목적에 쓸 때까지 소유권이 맡긴 사람에게 남아 있어, 임의로 쓰면 횡령이 됩니다.

그런데 마지막이 중요합니다. 피해자가 목적과 용도를 정해 돈을 맡겼다는 사실과 그 목적·용도가 무엇이었는지는 엄격한 증명의 대상입니다. 짐작으로 인정할 수 없고 검사가 증거로 증명해야 하는 사항이라는 뜻입니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 부분을 면밀히 따지지 않은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보아 파기환송했습니다.

그래서 조사를 받기 전에 정리해 두셔야 할 것이 정해집니다.

조사 전에 정리해 두실 것

이 다섯 가지가 정리되어 있으면 조사에서 답하실 수 있고,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기억에 기대어 말씀하시다가 앞뒤가 맞지 않게 됩니다. 장부와 계좌는 그대로 증거로 들어옵니다. 먼저 보고 들어가는 것과 조사실에서 처음 보는 것은 다릅니다.

저희는 이렇게 봅니다

회사 돈 사건에서 제가 상담에서 보는 순서는 정해져 있습니다.

돈의 성격과 의뢰인의 자리부터 봅니다. 여기서 횡령인지 배임인지가 갈리고 업무상인지가 갈립니다. 그다음이 금액입니다. 5억원 경계선에 걸리는 사안이라면 이득액을 어떻게 세는지가 사건 전체를 좌우하므로 처음부터 짚어야 합니다. 마지막이 기록입니다. 그 지출이 어떤 명목이었는지 설명할 자료가 남아 있는지, 결재와 보고가 어디까지 되어 있는지를 봅니다.

「채워 넣었으니 괜찮다」, 「사장이 허락했다」, 「가족끼리 일이다」 — 이 세 마디만으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 안에 사건을 푸는 사실관계가 들어 있는 경우는 많습니다. 언제 갚았는지, 무슨 명목으로 승인을 받았는지, 어떤 관계에서 맡은 돈이었는지가 그것입니다. 넘기기 위한 말이 아니라 증명할 수 있는 사실로 바꾸어 놓는 것이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조사 통지를 받으셨다면 진술하시기 전에 자료부터 정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첫 조사에서 하신 말씀이 이후 절차 내내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의 핵심

이 글은 조문과 판례가 정해 둔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일반적인 법률 정보입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돈의 성격과 위탁관계, 지출의 명목과 남아 있는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자료를 가지고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명의를 빌려주었을 때 어디까지 책임이 오는지, 가족을 직원으로 두었을 때 퇴직금은 어떻게 되는지는 이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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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같은 쟁점이라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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