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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가족, 보석으로 나올 수 있습니까 — 청구부터 조건까지

보석은 언제, 누가 청구합니까

보석은 기소된 피고인을 위한 제도입니다. 아직 수사 단계에 있다면 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하는 길이 있고, 그 절차에서도 보증금을 조건으로 석방을 명할 수 있습니다(제214조의2). 수사 단계의 이야기는 「가족이 체포됐습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청구는 피고인 본인이 아니어도 됩니다.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가족, 동거인, 고용주도 법원에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구치소에 있는 본인이 서류를 챙기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실제로는 가족과 변호인이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소된 뒤의 구속기간은 2개월이고, 계속 구속할 필요가 있으면 심급마다 2개월씩 두 번 갱신할 수 있습니다(제92조). 1심만 놓고 보면 최대 6개월입니다. 재판이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 사건일수록 보석을 일찍 검토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참고로 피고인이 구속돼 있으면 변호인이 없을 때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정해 줍니다(제33조 제1항).

법원은 반드시 허가해야 합니까

가족들이 가장 많이 놀라시는 부분입니다. 법은 보석 청구가 있으면 허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허가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를 여섯 가지로 따로 적어 두었을 뿐입니다.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죄, 누범이나 상습범, 증거를 없앨 염려, 도망할 염려, 주거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피해자나 증인과 그 친족에게 해를 끼칠 염려가 그것입니다.

이 가운데 1호와 2호는 죄명과 전과로 정해지니 다툴 여지가 적습니다. 실제 심리에서 오가는 것은 대개 3호, 4호, 6호입니다. 증거가 이미 다 제출됐는지, 주요 증인의 증언이 끝났는지, 가족과 함께 살 집과 다닐 직장이 있는지,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피해를 회복했는지가 여기서 의미를 가집니다.

예외에 해당한다고 길이 닫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직권으로 또는 청구에 따라 보석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제96조). 법정형이 무거운 죄로 기소됐더라도 건강 문제나 부양해야 할 가족, 재판 진행 상황 같은 사정을 함께 내세우는 이유입니다.

청구하면 어떻게 진행됩니까

보석청구서에는 사건번호, 피고인의 인적사항과 주거, 청구의 취지와 이유, 청구인과 피고인의 관계를 적습니다(형사소송규칙 제53조). 재판장은 결정 전에 검사의 의견을 묻고(제97조), 법원은 원칙적으로 심문기일을 열어 피고인을 직접 불러 봅니다.

심문기일에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자료를 내고 의견을 말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청구를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결정해야 합니다. 다만 이미 공판기일에 피고인이 유리한 사실을 진술할 기회를 가졌거나, 낸 자료만으로 결론이 분명하면 심문 없이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청구서 한 장으로 끝내지 않습니다.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 재직증명서나 사업자 자료, 진단서처럼 사정을 보여 주는 자료를 처음부터 함께 붙이고, 석방되면 어디서 누구와 지내며 재판에 어떻게 빠짐없이 나올지를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판사는 그 몇 장으로 판단합니다.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끝은 아닙니다. 판결 전의 결정에는 원칙적으로 항고할 수 없지만, 보석에 관한 결정은 그 예외로 정해져 있어 항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제403조 제2항). 다만 같은 자료로 다시 다투기보다는, 증인신문이 끝나거나 피해 회복이 이뤄지는 것처럼 사정이 달라진 때를 기다려 새 자료와 함께 다시 청구하는 편이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보석 조건과 보증금은 어떻게 정해집니까

보석을 허가할 때 법원은 아홉 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 이상을 붙입니다(제98조). 출석과 증거인멸 금지를 약속하는 서약서, 주거 제한, 피해자 접근 금지, 출국 금지 서약, 보증금 납입 같은 것들입니다. 피고인 아닌 사람이 쓴 출석보증서도 조건이 될 수 있어, 가족이 직접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건을 정할 때 법원은 범죄의 성질, 증거의 증명력, 전과와 환경과 자산, 피해 배상 같은 범행 뒤의 사정을 봅니다. 그리고 피고인의 자금능력이나 자산으로는 이행할 수 없는 조건을 정할 수 없습니다. 보증금이 너무 많다고 느껴지면 자산 자료를 내고 그 점을 다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보증금은 법원이 허가하면 보석청구자가 아닌 사람이 낼 수 있고, 유가증권이나 피고인 아닌 사람이 낸 보증서로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제100조 제2항·제3항). 서약서, 보증금, 출석보증서, 공탁 같은 조건은 이행해야 비로소 석방됩니다(제100조 제1항). 허가 결정이 나고도 하루 이틀이 걸리는 경우가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나온 뒤에는 무엇을 조심합니까

보석은 재판이 끝난 것이 아니라 조건을 지키는 동안 바깥에서 재판을 받는 것입니다. 이 점을 가족께도 꼭 말씀드립니다.

도망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재판에 나오지 않거나, 피해자에게 해를 끼칠 염려가 생기거나, 법원이 정한 조건을 어기면 보석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취소되면 다시 구치소로 들어가고 보증금의 전부나 일부를 몰취당할 수 있습니다. 조건 위반만으로도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나 20일 이내의 감치가 따를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사정을 설명하겠다」며 피해자에게 연락하는 것입니다. 접근 금지 조건이 붙었다면 그 자체가 위반이 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해를 끼칠 염려로 읽힐 수 있습니다. 합의 이야기는 변호인을 통해 하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몰취되지 않은 보증금은 구속이나 보석이 취소되거나 구속영장의 효력이 소멸한 때 청구하면 7일 안에 돌려받습니다(제104조). 재판 도중에 구속 사유가 없어졌다면 보석과 별도로 구속취소를 청구하는 길도 있습니다(제93조).

저희는 이렇게 봅니다

보석은 「나오게 해 달라」는 부탁이 아니라 법이 정한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 해당하더라도 풀어 줄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자료로 보여 주는 절차입니다. 그 자료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준비하느냐가 결론에 큰 몫을 합니다.

제가 상담에서 보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공소장으로 죄명과 법정형 확인 → 제95조 예외 가운데 무엇이 문제 될지 가늠 → 증거 조사와 증인신문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 → 주거·직장·가족·건강 자료와 피해 회복 상황 정리 → 청구서와 심문 의견 → 허가되면 조건 이행과 준수 관리입니다. 수사 단계의 구속은 「가족이 체포됐습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글에서, 판결 뒤의 항소는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형사 항소는 7일 안에」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이 글은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 조문을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입니다. 보석 허가 여부와 조건은 죄명, 증거 조사 진행 정도, 피해 회복과 생활 사정에 따라 법원이 개별적으로 판단하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공소장과 자료를 가지고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같은 쟁점이라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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